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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성취 수준을 달성했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어떻게 설정하는가?(정확한 과목 이수 기준이 무엇인가?)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2022. 11. 15. 10:35반응형
- 두 번째 편지 -
최소한의 성취 수준을 달성했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어떻게 설정하는가?
배철민 선생님께
배쌤~ 편지 잘 받았어요.
배쌤 첫 번째 편지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1) 2023년과 2024년에는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에 미이수제가 적용되지는 않아 수업시간 학생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교수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2) 책임 지도의 의미가 교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책무성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단위와 학점의 차이는 출석일수만 채우면 졸업할 수 있는 제도가 단위제이고, 최소한의 성취도 이상을 달성해야만 졸업이 가능한 것이 학점제이다.
4) 보장 지도라는 말의 늬앙스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책임 지도로 이해하는 것이 낫다.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라는 것을 제도적으로 시행하기 전까지는, 부끄럽지만 하위권 학생들은 잘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고, 중·상위권 학생들의 영어 실력 향상에 많이 치중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라는 제도의 취지와 개념이 머릿속에 들어오고 난 이후에 하위권 학생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교사로서 하위권 학생들을 어쩔 수 없다는 변명으로 무책임하게 방치했다는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이제라도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교수법에 대해 더 연구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쌤! 그런데 이수와 미이수를 결정짓는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학점을 취득되기 위한 과목 이수 기준이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배쌤의 열정에 저도 전염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배쌤과 편지를 주고 받는 것이 즐겁습니다.
- 두 번째 답장 -
정확한 과목 이수 기준이 무엇인가?
박종욱 선생님께
박쌤~ 박쌤이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개념을 접하고 난 이후에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여러가지 교수법 개발과 연구에 관심을 보이게 됐다니 벌써부터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의 긍정적 효과가 발생한 것 같아 신기하군요. 추후에 함께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 수업 모형을 연구 및 개발해 봅시다.
고교학점제의 과목 이수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과목 출석율과 학업성취율입니다. 과목 출석율은 수업 횟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입니다. 기존에는 출석일수가 기준이었기에, 6교시까지 병원에 갔다가 7교시에 잠깐 학교에 와서 수업을 들어도 출석을 한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순수하게 졸업만이 목적인 학생은 진료 확인서만 첨부하면 병지각으로 처리되어 졸업이 가능했습니다. 이런 악용 사례가 실제로 우리 학교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교 학점제에서는 실제로 수업에 출석한 횟수가 전체 67%를 넘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정확한 기준 설정이 필요합니다. 50분 수업 중에 45분이 지나서 수업에 들어왔다면 이것은 수업에 출석했다고 인정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수업 출석을 인정하는 구체적 기준 설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학업성취율은 40%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학업성취율 40%라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일까요? 도대체 40%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수준을 뜻하는 것일까요?
선생님도 잘 아시다시피, 현재 고등학교에서는 성적표와 학교생활기록부에 성취도와 석차등급을 함께 기재됩니다. 성취도는 절대평가 형식(준거지향평가 Criterion-Referenced Evaluation)이고, 석차등급은 상대평가(규준지향평가 Norm-Referenced Evaluation)입니다. 그런데 성취도를 기재하는 방법은 ‘고정 분할 점수 방식’과 ‘단위 학교 분할 점수 방식’이 있습니다. 고정 분할 점수 방식은 90% 이상은 성취도 A, 80% 이상 90% 미만은 성취도 B, 70% 이상 80% 미만은 성취도 C, 60% 이상 70% 미만은 성취도 D, 60% 미만은 최하위 성취도 E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음악, 미술, 체육 교과는 80점 이상이 A, 60점 이상 80점 미만 B, 60점 미만 C를 부여하는 3단계 성취도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이나 평균 점수가 낮은 과목에 고정 분할 점수를 이용하면 성취도 D와 E의 비율이 너무 높게 나와서 학생들의 성취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단위 학교 분할 점수 방식’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즉, 직접 시험 문제의 난이도와 해당 학교 학생들의 수준을 감안하여 단위 학교별로 분할 점수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학교 마다 시험 난이도가 다르고 학생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성취도 분포는 다르고, 실제로 대입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자, 다시 고교학점제 학업성취율 40% 이상 도달의 의미를 생각해 봅시다. 2025년 이후 성취율은 90%이상은 성취도 A, 80% 이상 90% 미만은 성취도 B, 70% 이상 80% 미만은 성취도 C, 60% 이상 70% 미만은 성취도 D, 40%이상 60% 미만은 성취도 E이고, 40% 미만되면 성취도 I(incomplete)를 받으면서 미이수한 것으로 간주되고, 보충 과정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학생 수준이 다르고 문제 난이도가 학교 마다 다르기 때문에, 만약에 학생 수준이 낮은 학생들이 많이 분포하는 학교에서는 위와 같이 고정 분할점수를 적용하면 미이수 학생이 엄청 많이 나오게 되고, 학점을 이수하지 못하게 되어 졸업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교학점제에서도 성취율을 학교별로 단위 학교 분할 점수 설정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취도 E와 I의 기준이 되는 성취율을 지나치게 낮게 잡는다면 이 또한 미이수제의 기본 취지가 무색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 교육부는 단위 학교 분할 점수의 급간별 차이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에 관한 지침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학업 성취율 40%에서 40이라는 숫자는 임의적, 자의적, 상대적 성격이 강하고, 어떠한 절대적 기준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과연 대학에서는 이러한 성취도를 입시에 어떻게 반영을 할까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년에 1학년이 되는 학생이 2027학년도에는 3학년이 되는데, 2028 대입에 대학들은 이러한 성취도를 어떻게 대학 입시에 반영할까요? 공통과목은 9등급을 성취평가제와 함께 병기(倂記)한다고 하는데, 규준지향평가와 준거지향평가는 교육의 지향점이 상충되는데, 병기하여 상존한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이해가 안가지만 오늘 편지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우리의 이러한 의문과 고민들이 앞으로 많은 정반합의 과정을 거쳐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 기대하면서, 우리는 다음 편지를 기약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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