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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꼼수(?)를 쓰면 어떡하나요?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2022. 11. 1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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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곱 번째 편지 -

    꼼수(?)를 쓰면 어떡하나요?

    김정은 선생님께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과목을 이수했다는 기준은 과목 출석률과 학업 성취율 2가지이며, 이를 충족하면 학점을 취득하게 됩니다. 그런데 학업 성취율은 40% 이상 도달하면 되는데, 이때 만약에 학업 성취율 40% 미만 학생이 나오지 않도록, 처음 평가 계획을 설계할 때부터 수행평가 비중을 높이고, 지필평가 비중을 낮추면 아예 미이수자가 나올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면 수행평가 비율을 60%, 지필평가 비율을 40%로 하고, 지필평가 100점 만점에 서술형을 75점 출제를 한다면 서술형 비중 30%가 되어 최소 서술형 비중도 충족하게 됩니다. 이때 과정형 수행평가의 변별도(난이도)를 상당히 낮춘다면, 이미 수행평가에서만 학업 성취율을 40%이상 달성하게 되어, 과목 이수 기준을 통과하게 됩니다. 이렇게 평가 계획을 세우면 거의 미이수자가 나오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라는 제도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미도달 학생 예방지도와 보충 지도를 안하고, 미이수자 발생으로 인한 부정적 학교 이미지 방지를 위해 이러한 꼼수(?)를 쓴다면 이것을 반칙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평가권은 교사의 전문성에 기반한 교권으로서 침해할 수 없는 권리인데, 이렇게 평가 계획을 설계한다고 해서 비난할 수 있을까요?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가 전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일선 현장의 교사들은 미이수자 발생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추가적인 업무 부담을 피하기 위하여 아예 처음부터 평가 비중을 조절하는 방법을 취한다면 김정은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일곱 번째 답장 -

    정말로 그런 꼼수(?)를 쓸까요?

    박세빈 선생님께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와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라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업무 가중이라는 걱정부터 할 수 밖에 없는 현장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들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교학점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을 하며,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가 고교학점제의 성패를 가르는 정말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도 업무 무담이 큰 상황에서 제대로 교재 연구조차 하기 힘든데, 여기에 최소 성취 수준 보장지도를 위해 학기초에는 미도달 예상 학생을 파악하고, 학기중에는 미도달 예방지도를 하고, 학기말에는 미도달 학생 보충 지도까지 부담해야 한다면 양심적으로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느끼면서도,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교육부가 정말로 현장의 이러한 상황과 교사들의 부담감을 모를까요? 이미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와 선도학교의 경험을 통해서 충분히 의견수렴을 많이 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미도달 예방지도를 위한 보조(협력) 교사 지원과 미도달 학생 보충지도를 위한 온라인 보충 지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선 교사들에게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로 인한 부담감은 우려하는 것과는 다르게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수행평가의 비중을 늘리고, 수행평가의 난도를 낮추어서 변별력을 극도로 낮추게 되면, 결국 지필평가의 한 두문제로 인해 등급이 나누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공통과목은 성취도와 등급 병기) 그렇게 되면 지필평가를 어렵게 출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수행평가를 거의 모든 학생이 만점을 받은 상황에서, 지필평가마저 쉽게 출제된다면 동점자가 속출할 것이고, 변별에 실패하게 될 것입니다. 지필평가 비중은 수행평가보다 적지만, 실질적인 등급 결정자가 되어버리게 되어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교육 정상화를 저해하게 될 것입니다. 한 문제를 틀려도 소수점으로 등급이 결정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제 생각에는 실질적인 교사의 부담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며, 수행평가의 난도도 지나치게 낮게 설정되지 않을 것이며, 지필평가의 비중을 지나치게 줄이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기말 평가 결과를 토대로 최소 성취수준 미도달 학생에 대한 보충 지도 프로그램에 있어서 평가까지 없다면(, 단순히 온라인 수업을 재생(플레이 버튼)하기만 하면 되는 정도라면) 더더욱 미도달 학생(I grade)E grade로 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더욱 교사 및 학생의 부담이 모두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정도로 쉽게 E 성취도를 달성할 수 있다면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제도가 기대하는 구속력, 강제력, 유인력은 기대치보다 훨씬 하회하고, 그 실질 효과도 떨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무리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가 징벌적 차원이 아니라 지원적 차원으로 이해해야한다고는 하지만, 유급이 없고, 미도달 학생 보충 지도에서 평가까지 없는 수준이라면, 기초학력 보장 지도처럼 허울 좋은 메아리처럼 공허하게 울릴 공산이 큽니다. 유급제도가 없는 고교학점제, 미이수를 하더라도 누구라도 쉽게 학점 이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미이수자가 거의 없는 이수제라면, 과연 얼마만큼 실효성이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 제 편지는 여기까지만 쓰고, 다음에 또 편지 주고 받아요. 수고하세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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