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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째 편지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2022. 11. 25. 11:27반응형
- 아홉 번째 편지 -
소망을 실현하는 것은 가능하다
김정은 선생님께
김선생님 편지를 읽고 제가 느낀 것은 학생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단순히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를 잘 하는 학교가 아니라, 배움이 즐거운 학교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사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학생들 교육이라는 본연의 임무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일 것입니다. 학생들은 배움이 즐겁지 않고, 교사들은 제대로 가르치고, 관리하고, 지도할 수 없는 환경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도 그저 지나가는 공람의 공문같은 느낌이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사실 아직은 저도 불안합니다.
그렇지만 첫술부터 배부를 수 없고,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니까 오늘은 선생님께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를 위해 단계별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큰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우리는 큰 노력을 할 수는 없고,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노력을 할 수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작은 노력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 believe one small step can change our life and there is nothing great, and we can only do small things with great love. Let’s focus one thing at a time.
- 아홉 번째 답장 -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에 관한 모색
박세빈 선생님께
내년 2월에는 평가계획에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에 관한 부분이 들어가야 합니다. 이때부터 최소 성취 수준 보장지도를 시행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저도 편지를 쓰면서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고교학점제에서 최소 학업 성취 수준 도달을 위한 책임 지도는 미이수 학생들을 발생시키고 선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not judgment) 최종 성적이 도출되기 이전에 다양한 맞춤형 수업과 과정에서의 피드백을 강조하는 수업을 통하여 모든 학생이 과목에서 요구하는 성취 수준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but support). 그런데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책무성(accoutability)의 포커스가 우선적으로 교사에게 있다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학생의 책무감이 중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생은 자신의 학습에 대해 책임 있게 임하고 교사는 이러한 학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suport)하는 역할이지, 아무런 배움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는 무기력증에 걸린 학생의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의 대상이라기 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그런 학생들도 학교에서 케어를 해야 하겠지만, 교사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계가 있고, 다른 학생들 지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한 학생을 구조(?)하기 위해 나머지 모든 학생들을 희생시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치면서 학업 결손 누적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높고, 학생의 동기가 극도로 낮고, 무기력의 정도가 매우 심하며, 배움에 대한 의지가 매우 낮은 수준이라면 이 학생은 엄밀히 말해서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의 대상이 아니고, 기초학력 보장의 대상이고, 정신적·심리적 지원이라는 다른 영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대상을 먼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맞춤형으로 수업하고 다양한 평가를 통해 모든 학생을 성취로 이끄는 사전 예방적 책임 교육, 즉 최소 학업 성취수준 미도달 예방을 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미도달 예상 학생 선발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말씀 드려보겠습니다. 우선 진단평가 도구(diagnostic assessment tool)를 무엇을 쓸 것인가에 관한 고민을 하고, 결정을 해야 합니다. 기존에 출제되어 있는 교육과정평가원 싸이트에서 중졸 검정고시를 통해 1차적으로 선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실제 내신 등급이 낮은 학생들(4명) 대상으로 중졸 검정고시를 실시해본 결과 25개 문항 중에서 3명의 학생의 22개를 맞혔고, 오직 한 학생만 13개를 맞아서, 중졸 검정고시의 진단평가도구서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느낌도 가졌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경기도 교육청은 진단평가를 위한 싸이트가 개설되어 있어서, 경기도 소속 교사들은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남도 이와 같이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진단평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확하게 대상을 선별하기 위해 2차례에 걸쳐 선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차로 3월 초 선발하고, 2차로 1차 지필고사 이후에 선발합니다. 1차 선발 방법은 1학년 학생의 경우 중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2학년 학생의 경우 1학년에서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진단 평가 문항을 제작합니다. 물론 진단 평가 문항을 현실적으로 제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업무도 해야하고, 생활 지도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존에 개발된 자료를 편집하여 평가 문항을 제작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3월 첫 수업 시간에 교과별로 진단 평가를 실시하고, 각 교과별로 기준 점수를 정하여 기준 점수 미만인 학생들을 해당 교과의 최소 학업 성취 수준 미도달 예상 학생으로 선발합니다. 다음 2차 선발은 각 교과별로 1차 지필고사를 실시한 후에 문항의 난이도와 학생들의 성적을 분석하여 최소 학업 성취률 미만인 학생들을 해당 교과의 최소 학업 성취 수준 미도달 예상 학생으로 선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미도달 학생 예방지도에 관하여 안내를 해야 추후 컴플레인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가정통신문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최소 학업 성취 수준 미도달 예방 프로그램에 대해 안내하고, 최소 학업 성취 수준 미도달 예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 대하여 안내해야 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진단평가를 통해 미도달 예상 학생으로 선발되더라도 이 학생들에게 무조건 예방 프로그램을 들어야 한다고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취지와 방법에 관해서 학부모와 학생에게 잘 안내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예방 프로그램 운영 기간은 학교마다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1차 선발 학생은 3월부터 1차 지필고사 이전까지 2차 선발 학생은 1차 지필고사 이후부터 2차 지필고사 이전까지 나누어서 지도하는 방법입니다. 아니면 1차 선발 한번만 하고 1학기 내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미도달 예방 프로그램 운영 방법에 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도 유형은 크게 네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학습 콘텐츠형, 과제 수행형, 개별 지도형, 또래 멘토링 형이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학습 콘텐츠형입니다. 최소 학업 성취 수준에 맞는 학습 콘텐츠를 제작하여 유프리즘 아이톡톡과 같은 플랫폼에 주기적으로 탑재하고 해당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지도하면서 학생들이 강의를 꾸준히 듣고 있는지 출석을 체크하고 학생들의 질문에 피드백 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학습지를 만들어서, 업로드하고, 출석체크를 하고, 피드백을 주는 모든 과정이 현재 업무에 추가된다면, 정상적으로 퇴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퇴근 후에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형태로 지도를 하게 된다면 이 부분에 관하여 일선 학교에 모든 책임을 맡기는 것은 확실히 무리이고, 교육지원청에서 콘텐츠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부분을 상당 부분 지원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 방법은 과제 수행형입니다. 학생들에게 최소 학업 성취 수준에 해당하는 문항을 과제로 제시하고, 기간 내에 과제를 해결하여 제출할 수 있게 한 다음 학생들의 과제 제출을 확인하고, 해결하지 못한 문항에 대해서 피드백을 하는 형태입니다.
세 번째는 개별 지도형입니다. 학습 상담을 통해 최소 학업 성취 수준 미도달 예상 학생의 수준을 파악하고, 학습 상황을 진단하여서 학생들이 최소 학업 성취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수업 시간이나 방과후 시간을 활용하여 개별 지도합니다. 이 때 학생의 동의를 구하는 것에 유의해야 합니다. 만약 학생이 방과후에 남아서 프로그램 듣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권유할 수는 있지만, 강제할 수 없습니다.
네 번째로 또래 멘토링형이 있습니다. 최소 학업 성취 수준 미도달 예상 학생을 멘티로 하고, 각 학급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춘 학생들 중 지원자를 멘토로 구성하게 되는데요. 주 2회 이상 멘토가 멘티 학생의 기초 개념 학습을 돕고 활동지를 기록하게 합니다.
이것을 학교 전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의 교사들이 최소 학업 성취 수준 미도달 예상 학생 지도에 대한 필요성과 그 방법을 이해하고 실천하려는 의지를 갖는 학교 문화를 갖추고 인식 개선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에 언급된 네 가지 유형 중에서 학교와 교과에서 협의하여 가능한 활동들을 선택하여 혼용 운영할 수 있습니다. 온·오프라인 섞어서 블렌디드 러닝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방과후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수준에 맞고,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겠죠. 오늘 편지는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 편지에서는 2차 지필평가 이후 최종적으로 미달 학생이 발생하였을 경우에 보충 지도를 어떻게하면 좋을지 이야기 나누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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